안녕하세요.
4년 전.. 고2때, 강의를 듣고 수강후기를 작성했던 학생입니다.
이 황금같은 방학 새벽 시간에, 무슨 바람이 불어 이 누추한 ebsi로 오게 되었을까요?
몇년 전, ebsi에서 '엄빠심쿵'이라는 이벤트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. 거기에서 5천 원 기프티콘을 받게 되었는데, 갤러리를 뒤지다 보니 이 기프티콘을 발견했고 옛 생각이 나서 ebsi에 방문했습니다.
마이페이지로 들어가 나의 Q&A, 완강한 강좌, 학습후기들을 보는데 너무나 새록새록하고.. 그 시절이 그리웠다가- 아닌 것 같다가 하고, 조금 싱숭생숭한 마음이 들었네요.
그러던 도중 이 강의의 수강후기를 읽었습니다. 정성들여 쓴 후기가 많지 않은데, 이 강의는 제게 도움이 되고 의미가 있는 강의였기에 정성스레 작성했어요. 제 딴에는 말이지요..
저는 목표하던 대학(+학과)에 합격했고, 3학년을 보내고 있습니다. 제가 여기까지 오기에는 선생님과 강의의 도움이 컸.. 음.. 적당히 도움이 되었.. 음.. 도움이 되는 한 부분을 차지했습니다.
안국선 선생님! 죄송합니다. 저는 도움만 받았는데, 사과드릴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. 당시에 수강후기에서 선생님을 또1라이라고 묘사했는데, 실례가 되는 언사라고 생각합니다. 다만 선생님의 매력을 이보다 더 정확하게 묘사할 표현이 생각나지 않았던 것입니다. 안국선 선생님은 4차원에 유쾌하고 열정이 있는, 파이팅 넘치는 선생님이십니다. (또1라이가 금지어가 됐네요?.. 4년 사이에.. 그렇다면 제 예전 수강후기는 레어 후기가 된 겁니다. 금칙어가 온전히 들어간 수강후기!)
또 죄송한 점은, 제 역량이 모자람과 동시에, 공부에 대한 효율성을 따졌을 때 일부 4% 고난도 문제는 대충 문제를 훑어본 뒤 너무 어렵다 싶으면 강의를 스킵했습니다. 그런데 기말고사까지 끝내고 보니 스킵한 강의 몇 개 때문에 수강완료가 안 되고, 31/36 이런식으로 남아 있었습니다. 이정도면 대층 완강한 것 아닌가? 하고, 스킵한 강의들을 재생만 시켜둔 뒤 롤을 좀 했습니다. 솔직히 몇 개 때문에 완강을 못 하면 좀 아쉽고 그렇잖아요. 하하..
선생님의 강의를 다시 듣는다면 예전의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을까요? 안타깝지만, 아니겠죠. 그 때의 저와 지금의 저는, 부모님이 같다는 점 외에는 아예 다른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습니다. 강의와 선생님이 그립다기보다, 그 시절, 그 때의 분위기, 그 속의 세상이 그리운 것일까요.. 사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고등학생 때가 제일 힘들었는데 말입니다.
확실한 것은, 그렇게 힘들었을 때 선생님과 이 강의는 제게 기운을 주었고 또 학업적인 가르침도 주었다는 점입니다. 또 이 글을 작성하며 저는 상념에 잠겨 또다른 에너지를 얻고 있습니다. 저는 돌아갈 수 없는 과거를 추억함과 동시에, 돌아올 수 없는 현재의 추억을 남기는 것입니다..
언젠가 현실에서 선생님을 우연히 뵙길 기대합니다. 세상 좁다고 하잖아요. 프사 얼굴 그대로 유쾌하고 행복하게 지내시면 제가 알아볼 수 있을 겁니다. 아, 예전 프사처럼 검은 정장에 늙은 얼굴 하고 계시면 못 알아 볼 겁니다. 연예인의 삶이 귀찮으시다면 그쪽도 나쁘진 않겠네요..
2시에 작성을 시작했는데, 어느덧 3시입니다. 새벽이다보니 감성이 좀 넘치는데.. 다시 읽어보니 헛소리 같습니다. 부끄럽네요. 하지만 지우진 않겠습니다. 웃기잖아요?ㅎㅎ..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. 선생님, 감사합니다.